병휘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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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손병휘(병휘)   [bhs05@hanmail.net]
제   목     일지 4 블라디보스톡에서 인내를 배우다.
File#1     화물칸에서 본 블라디보스톡.JPG (size : 41.3 Kb)     Download : 2267
File#2     스프와 샐러드.JPG (size : 54.7 Kb)     Download : 2052
File#3     이그나트 백화점 김정일 도자기.JPG (size : 52.9 Kb)     Download : 2278
File#4     무명용사의 동상.JPG (size : 63.5 Kb)     Download : 1978
File#5     어울려 막춤을....JPG (size : 66.5 Kb)     Download : 2054













3(목)

안내방송을 따라 눈을 떴습니다. 낯선항구에 들어왔습니다.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이지요.
전날의 음주와 1시간 빠른 시차 때문에 피곤한 몸을 이끌고 억지로 아침을 먹습니다.

하선준비를 마치고 기다리는데 이게 함흥차사입니다.
알고보니 출입국에 필요한 절차에 전산화가 잘 안되어서 늦어진다고 했습니다.
블라디보스톡 출입국 시무소가 286컴퓨터를 쓴다고 하니..
그렇다면 주최측에서 미리 정보를 입수하던가.. 그저께 개구멍으로 들어올 때와 같은
답답함을 느끼며 공연장에서 기다리는 동안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어봅니다.
겨우 수속을 마치고 나오니 이미 오후 세시가 가까워지고 있었습니다.
그것도 러시아직원들이 점심도 굶어가면서 성의껏 일을 했다고합니다.
지난 번 서태지공연때는 6시간을 기다렸다고 하고
얼마 전 한국의 국회의원들 60명은 8시간을 기다렸다고합니다.
무엇보다 블라디보스톡은 관광지가 되기에는 이런 치명적인 약점이 있군요.

늦은 점심을 ‘한국관’이라는 간판을 건 한국풍 음식점에서 ‘러시아’식 스프와 함박스테이크를
먹습니다. ㅠㅠ.... 토마토를 많이 넣은 야채스프는 특이하게도 마요네즈를 넣은데다
함박스테이크에는 버터가 많이 들어간 으깬 감자가 곁들여 나와 제대로 먹지못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저는 그래도 꿋꿋하게 먹습니다.

버스를 타고 항구쪽으로 나가서 커다란 무명용사의 조각이 있는 광장으로 나갑니다.
경축일에 시민들이 모이는 장소라는 이 광장에는 좌판이 길게 늘어서있어 주로 먹을 것
들을 팔고 있었습니다. 저녁준비를 하러 나온 사람들이 붐비는 삶의 현장이었습니다.
무명용사의 조각 아래서 입맟춤을 하는 남녀한쌍도 있고....
‘이그나트’라는 백화점에 들르니 김정일 국바위원장이 다녀가며 선물해 준 도자기가
입구에 전시되어있군요.

저녁에 한,러 친선공연을 현대호텔 연회장에서 했습니다. 현대건설이 지었나 보군요.
현지한국인과 고려인, 그리고 약간의 러시아인들이 모인 공연장은 열띤 분위기로,
우리는 러시아 민요인 ‘기러기’, 뮤지컬 수천 중 ‘솔롱고스의 노래’, 그리고
‘철망앞에서’를 불렀습니다. 기러기는 남자들이 3중창으로 했는데 순규가 멜로디를 맡아서
잘 해주었습니다. ‘솔롱고스의 노래’는 영이와 순규가 듀엣으로 했는데 반주가 미디라서
좀 아쉬웠지만 멋지게 해냈습니다.

늦은 저녁을 먹으러 간 곳은 이집트를 컨셉으로 한 레스토랑이었는데 메뉴는 낮의 것과
비슷해서 대부분 못마땅한 표정이었습니다만 대신 낮보다는 좀 비싼재료로 만든 것
같았습니다만 어쩌겠습니까? 이번에도 꿋꿋하게 먹는 수 밖에.
좀 입맛이 맞지않더라도 “로마에 왔으면 로마음식을 맛보는 것도” 좋지 않겠습니까?
작은 무대에는 가수들이 나와 노래를 하는데 흥에 겨운 러시아인들은 자연스레
무대 앞으로 나와 춤을 즐깁니다. 그 모습도 자연스럽고 춤도 유연하게 잘 추더군요.
제법 비싼 곳인듯, 손님들도 모두 여유가 있어보입니다.
우리 일행들도 잠시 몸을 푸는 사람들이 있구요.

잠을 자기 위해 ‘가방’호텔로 이동합니다. 이곳에서 본 러시아 건물들은 투박하지만
규모는 대체로 컸는데 이 호텔 역시 천장이 높고 튼튼해 보였습니다.
몸을 씻고 팜플렛에 나와 있는 시에 작곡을 했습니다. ‘잠 깨어 네 빛을 걸어라’는
문화사절단의 단장이며 부산 민예총의 지부장인 강영환시인의 것이었습니다.

곡을 쓰고 있는데 진오형의 호출을 받아 곡을 마무리 하고, 잠을 청하는 순규를 놔두고,
1층 가라오케 바로 내려갔습니다. 작은 바와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안에는 응접실처럼
생긴 공간에 가정용 노래반주기를 갖춘 곳이었습니다. 그러니까 현란한 조명과 빵빵한
스피커가 있는 우리의 노래방과는 많이 달라서 뭔가 생동감이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보니 한국의 노래방기계 업체가 가라오케의 원조인 일본에 수출을 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생각이 나는군요.

러시아의 아가씨 몇 명이 연신 몇 곡을 부르더니 우리에게도 마이크를 넘기기에 누군가
나서서 Hey Jude'를 부르는데 가사도 제대로 못읽는게 별로 않좋아보여 제가 나서
마무리를 하고 내쳐서 HOLLYS의 He ain't heavy He's my brother를 한 곡조 뽑습니다.
외국노래를 하려면 제대로 할 것이지.... 러시아언니들의 환호성을 뒤로 하고 오늘은
술을 안 마시기로 작정했기에 올라와 잠을 청합니다.


인쇄하기  (작성일 : 2005년 11월 21일 (23:03),   조회수 : 3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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