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휘이야기

 

 

 
 

I D

 

PW

회원가입

아이디/비번찾기

 

      병휘이야기
      병휘이야기
      방송기사
      커뮤니티
      예매신청
      Friends

 

 

이   름     손병휘(병휘)   [bhs05@hanmail.net]
제   목     킬리만자로 원정기 5
File#1     호롬보의 일출.JPG (size : 40.2 Kb)     Download : 1736
File#2     오세훈변호사와 함께.JPG (size : 37.2 Kb)     Download : 1931
File#3     전세계에서 킬리만자로 3000미터 부근에만 있다는 시넨시아 군락.JPG (size : 104.1 Kb)     Download : 1742
File#4     호롬보 구름의 바다2.JPG (size : 53.7 Kb)     Download : 1667
File#5     호롬보로 가다가 현호, 엄홍길 대장과 함께.JPG (size : 94.2 Kb)     Download : 1225












2월 10일

침낭안은 따뜻하나 얼굴은 차갑다.
손끝이 저려오는게 약간의 고산증세가 오는 것이다.
일어나 빨간색 거위털 파카를 입는다.
이 두툼한 옷을 작은 주머니에 구겨넣을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
현호는 내색은 잘 안하지만 소화불량과 두통이 있는 듯 했다.
태석이는 일찌감치 어디론가 나가고 없다.

이미 해는 떠오르고 있다. 방 앞에서 양종훈 교수를 만났다.
그의 호의로 떠오르는 해를 등지고 내 카메라로 사진 몇장을 찍었다.
나 보다 네 살이 많은 그는 상명대의 홍보부장을 맡기도 하는등
활달한 성격의 사진예술가이다. 와인에도 조예가 깊은 듯,
요하네스공항의 주류면세점에서 안내를 받기도 했다.

식당에서 따뜻한 차를 마시고 정상방향으로 10분정도 오르니 이정표가 보인다.
오른 쪽으로 가면 마웬지(5,120)봉, 직진하면 정상인 키보봉(5865)이다
마웬지는 험한 바위로 되어있어 전문산악인만이 오를 수 있다고 한다.

아침을 먹고 이번에는 여러 명과 좀더 높이 올라간다. 30분 이상 걸어 올라가니
전세계에서 이곳에서만 있다고 하는, 파인애플을 닮은 세네시오 군락지까지 간다.

박범신선생도 함께했다. 환갑나이인 박범신선생은 젊은 날의 수려한 용모가
그대로 남아있으며 경쾌한 입담으로 젊은 대원들을 다독여가며 원정대의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고계시다.
그래.. 나이 든 사람이 무게잡고 있으면 괜히 부담되기 쉬운 법...
나도 유의해야지.

내려오다가 잠깐 쉬면서 오카리나를 꺼내어 불어본다.
산과 흙피리는 잘 어울린다. 엄홍길대장도 즐거워한다.
그도 오카리나 소리를 매우 좋아한다고 한다.

식당앞에서 치환형과 ‘킬리만자로’와‘잠보’를 배운다.
저녁에 있을 행사에서 대원들에게 가르치기 위해서이다.
언제나 유쾌하고 친절한 살바도르가 가르쳐준다.

학교다닐 때 풍물패를 한적이 있다는 GS칼텍스의 김종인이 북을 두드린다.
내년(2006년) 2월 4일 결혼을 앞둔 종인이는 군대에서 중대 당번병 이었으면
칭찬을 많이 들었을 것이다. 알고보니 장교출신이지만..
아름다운 철도원 김행균대원의 멘토이면서도 궂은 일을 가리지 않고 이것 저것 챙긴다.

점심은 라면, 해발 3,720미터에서 압력솥으로 끓여먹는 라면맛이 별미이다.
산중에서는세끼를 모두 한식으로 준비한다. 높은 산에서는 식욕 떨어지기가 쉬우니
역시 입맛에 맞는 음식을 준비하는가 보다.
나? 나는 한상 과식하다가 체할까봐 걱정이다.

오후에는 저녁 행사에 쓰일 ‘연애편지’를 쓰란다.
나는 대신 박범신선생의 시집을 펼쳐든다. 노래를 만들기 위해서이다.
나에게 연애편지는 한 사람에게만 보여주는 것이라서 공개하고 싶지 않았다.
박선생의 시 ‘편지’로 노래를 만들었다.

산장 비스듬한 아래쪽계곡으로 두 사람이 내려가는 것이 보였다.
따라가보니 오세훈 변호사와 김병기 사장이다.
빙하가 흘러내렸을 것 같은 계곡위에서 저멀리 구름이 비를 뿌리는 것도 보고
순식간에 먹구름이 걷리면서 하늘이 열리는 것도 보았다. 아래로는 마을이 보인다.

오세훈 변호사는 이미지 그대로 신사로 다정하고 깔끔하며 자기관리가 철저해 보였다.
뇌성마비 장애인이며 사회복지사인 서정웅대원의 멘토이다.
김병기 사장은 나이보다 젊어보이는 해맑은 인상에 얌전하면서도 속에는 열정이
가득해 보였다. 수려하고 맑은 이 자연과 그들의 싱그러운 미소가
잘 어울린다는 느낌이 들었다.

저녁식사 후 식당 2층에서 행사가 있었다.
연애편지 콘테스트에서는 정웅이가 여자친구에게 보내는 편지,
오변호사가 가족에게 보내는 편지, 태석이가 장애어린이들에게 보내는 편지,
정운하의 간결한 편지도 좋았지만
1등은 청각장애인인 윤석화 대원이 쓴 구애편지였다.

세상에..... 자기보다 세 살 어린 태석이에게 편지로 작업을 마무리한 것이다.

실은 이들은 산행에서부터 각자의 멘토인 김병기 사장과 정운하대리를
짝잃은 외기러기로 만들고 지들끼리만 다니더니 드디어 대놓고 사귀려는 것이다.
알고보니 한국에서의 예비모임때부터 교감이 있었던 것이다.
서로의 귀와 다리를 도와주는 이들에게 우리는 진심으로 기뻐하며 축하해주었다.

장래에 장애아이들에게 힘이되는 복지사가 되고 싶다는 맑은 미소의 태석이와
섬세하면서도 의지가 굳어보이는 서화가 잘 어울려 보였다. 부디 후회없이 사랑하길,....

노트북을 통해 서울에서 녹화한 영상편지도 보았다. 한현정의 언니,
석화의 아버지 등이 보내준 영상편지는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특히 아이를 구하고 자신은 두 다리 아래쪽을 잃은 김행균대원 부인의 영상편지에서
“사고 소식을 듣고 살아만 있어달라며 병원으로 달려갔다”는 대목에서는
나 역시 눈물을 참기 힘들었다. 이어지는 전화통화까지...

나와 치환형은 오전에 배운 노래를 가르쳐주기도 하고 우리의 노래를 부르기도 하며
잘 마무리했다.

그런데 제작진의 처지에서는 난감한 일이 벌어졌다.

원래 대원들의 건강을 감안 4200미터까지를 목표로 삼았던 것이 대원들의
의욕충만으로 더 이상을 바라는 것이었다. 나 역시 정상을 염두에 있었으니까...
제작진에서는 이런 오지 프로그램에서 가끔 일어나는 불상사를
우려하여 우리에게 제작진에 책임을 묻지않는다는 각서에 서명하기를 원했다.
이로 인해 잠시 분위기가 무거워지기도 했다.
결국 원하는 이들은 모두 산행을 계속하기로 하고 결론을 내리고 헤어졌다.

밖으로 나오니 저 아래 시가지의 불빛이 보인다. 마사이족들은 이 산을 신의 집이라
부르며 오르려하지 않았다.
킬리만자로에 오른 최초의 유럽인은 19세기 독일의 한스마이어엿다.
우리는 무엇하러 정상에 오르려 하는가?
얼어죽어있다는 표범을 찾으러?... 나도 모르겠다.


인쇄하기  (작성일 : 2006년 03월 23일 (14:37),   조회수 : 3956)
로즈마리     (2006년 03월 24일 10:23)    
킬리만자로 원정기 6도 있겠죠??
계속이어진 산행이 궁금해지네요..

이전글    킬리만자로 원정기 6
다음글    킬리만자로 원정기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