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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손병휘(병휘)   [bhs05@hanmail.net]
제   목     킬리만자로 원정기 6
File#1     마웬지봉을 배경으로.JPG (size : 102.5 Kb)     Download : 1668
File#2     정상이 저긴데...JPG (size : 139.8 Kb)     Download : 1680
File#3     오늘도 포터는 묵묵히...JPG (size : 87.9 Kb)     Download : 1660
File#4     황량한 키보산장.JPG (size : 83.1 Kb)     Download : 1753
File#5     키보산장에서 서정웅, 김성은, 윤석화와 함께.JPG (size : 97.4 Kb)     Download : 1265












11일
어제보다 일찍 일어나서 해가 뜨는 것을 지켜보았다.
여태까지는 잠 잘 때 건조해서 조금 불편한 것 빼놓고는 별 이상이 없었는데
이제부터는 고산증이 염려된다. 출발을 위해 모인 대원들도 조금은 긴장된 표정이다.
엄대장은 절대 서두르거나 무리하지 말기를 당부하였고 첫 날 고생했던 홍석만과
그를 돌보기 위해 솔선해서 남기로한 KBS의 김병진 피디를 제외한 32명이
4700미터 지점의 키보(황량함)산장으로 향했다.

강렬한 햇빛은 여전하나 간간히 구름이 끼어있어 산행하기에는 좋은 날씨이다.
엄대장은 만약 구름 한 점 없는 뙤약볕을 쬐며 산행을 한다면 대원들의 체력이
많이 떨어졌을 거라면서 우리가 운이 참 좋다고 했다.

해발 4000미터가 넘어가며 풀꽃들이 눈에 띄게 줄어든다.
물을 구할 수 있는 마지막 지점인 'The last water point'에서 포터들이 물을 보충한다.
아주 깨끗한 물이라 그냥 마실 수있다고 한다.
나도 이틀전에는 그 시원한 킬리만자로 생수를 개울에서 떠서 마셨으나
오늘은 몸조심을 위해 자제한다.
대신 충분히 준비한 끓인 물과 생수를 틈만 나면 마신다.
고산증을 예방하기 위해 하루 3리터의 물을 마실 것을 권하기에 물먹는 하마의
기분으로 물을 마셔대고 이뇨제도 아침저녁으로 반알씩 먹는다.

‘The Saddle'이라는 곳에서 점심을 먹었다. 주먹밥을 신중하게 꼭꼭 씹어먹고
컵라면 국물로 속을 데운다. 그리고보니 주먹밥에 섞여있는 돌은 천천히 먹으라는
살뜰한 배려일 것이다. ^^ 현호는 몸상태가 좋다고 하지만 약간의 두통이 있는 듯
쉴 때 머리에 작은 돌을 올려놓으며 우리를 웃긴다.
그는 오늘은 대열의 선두에서 걸어왔는데 오후에는 천천히 가기로 했단다.
모래밭에 작은 돌을 늘어놓아 글자를 만들어 아내와 아이의 이름을 적었다.
다른 일행들도 따라하고 있다. 그리고 보니 여기저기에 예전에 다녀갔던 이들의
흔적이 이런 글자로 남아있다.
마치 화성의 그 것처럼 황량한 땅에 돌로 만든 글자가 퍼져있는 것이다.

포터와 가이드들의 ‘킬리만자로’노래를 들으며 다시 길을 재촉한다.
정훈이와 치환형은 그 어느때보다도 힘차게 휠체어를 밀며
이미 풀 한 포기 없는 길을 씩씩하게 가고 있다.
간간이 내가 만들어서 가르쳐 주었던 ‘킬리만자로’노래를 부르는 이들도 있다.
운이 좋으면 몇 년 뒤 한국인이 만든 ‘킬리만자로’를 현지인들이 부르는 풍경을
볼 수 있겠지.

KBS 조휴정피디는 힘들다면서도 계속 이야기를 하며 걸어간다.
30대초반으로 보일만큼 젊은 용모와 에너지를 가진 조피디는 뛰어난 패션감각과
말발이 여느 방송인 못지않다.
작년에 이어 희망원정대를 기획하며 많은 어려움을 자초하는 우직함이 있다.
대조적인 개성의 한미린작가, 최지연작가와 세 명이 한팀인데 이들 모두 자신들의
체력에 부치는 산행을 하면서도 프로그램을 제작해야하니 고생이 많을 것이다.

김병진 피디는 큰 키에 온화한 외모를 가진 사람인데 며칠전부터 배탈이 나서
고전을 거듭하면서도 3700미터까지 올라오며 방송을 진행하다가 석만이를 돌보며
호롬보에 남아있다. 사실 우리는 목표를 초과해서 산행을 하는 것이므로
방송제작진들은 할 일을 다한 것이다.

김기표피디와 김시형피디는 티브이 제작진인데 힘들어 하는 듯하다..
그도 그럴 것이 카메라를 들고 대열을 오가면서, 때로는 대열을 훨씬 앞서가며
촬영을 하는 것은 다른 이들보다 반은 더 힘든 일일테니까...

강경호대원과 김상두 암웨이 차장이 함께 온다. 경호는 엘쥐에 다니는 직장인으로
한쪽 다리가 소아마비인데 박범신 선생과 한 조를 이루었고 직장에서 승진의 기로에
섰으면서도 과감하게 원정을 택하는 결단을 내렸다고 한다.
나긋나긋한 말투가 다정하게 느껴진다.
김상두차장은 나와 동갑인데 첫날 산행에서 고전을 면치못했으나 숨을 몰아쉬면서도
의외로 뚝심을 발휘하고있다. 일과 후 산장에서 벌어지는 카드게임에서
발군의 실력을 거두고있다는 후문이다.

정상인 ‘키보’봉 밑에 있는 ‘키보산장’은 여태까지와는 다르게 이층침대가 있는
몇 개의큰방으로 이루어져 있고 물도 나오지 않는다.
날씨도 추워 모두 파카와 털모자를 쓰고있어야한다.
이곳에서는 늦은 오후에 도착한 등산객들이 잠시 쉬다가 밤에 정상도전을 한다.

항상 명랑했던 정훈이가 밖으로 나가더니 토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결국 하산하기로 결정한 모양이다.
도전의식이 충만하고 활력이 넘쳤던 정훈이지만 고산증은 어쩔 수 없었나보다.
미리 정상도전의 의지를 꺾으려하는 제작진의 우려를 특유의 파이팅으로 극복하며
올라왔는데.. 바퀴하나가 달린 침대형 손수레에 6명의 포터가 붙어 호롬보를 향해
달리는듯한 속도로 내려간다. 고산증에는 하산이외의 방법이 없는 것이다.
그러면 씻은 듯이 낫는다니..

한창 정훈이를 챙기는 치환형이 보이지 않는다. 하산길이 보이는 한 구석 언덕에서
멀어져가는 손수레를 보며 서있있다. 나도 눈물이 난다. 담배를 청하기에 구해다 준다.
이 나이에 담배 심부름을....

찌개를 제대로 못 끓였다며 윤팀장이 울상이지만 모두들 잘 끓였다고 격려하며 찌개를
국처럼 마신다. ^^

침낭속에 들어가 한두시간 눈을 붙였을까? 몇 사람이 또 하산하기로 한다.
정웅이는 며칠동안 소화불량에 시달리며 제대로 먹지못하면서도 밝은 표정으로 여기까지
올라왔는데 더 이상은 무리였던 것이다. 그의 의지에 경의를 표한다.
정운하대리도 무리하지 않겠다면서 하산을 결심한다. 쿨한 면이 있는 친구다.
치환형은 그 와중에 뭐 먹을 것 있으면 두고 내려가라하나 운하는 냉정히 뿌리친다.
자신도 내려가서 먹어야한다며...둘 다 징허다...

옷을 입은 채로 침낭에 들어갔다. 손 끝이 저려온다.




인쇄하기  (작성일 : 2006년 03월 24일 (15:41),   조회수 : 4048)
마탱     (2006년 03월 24일 18:04)    

높은데서.. 담배를 찾으시다니..ㅋㅋㅋ
암튼... 참 좋은 경험을 하신듯... 부럽숨다...^^

넘 재미있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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