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휘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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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손병휘(병휘)   [bhs05@hanmail.net]
제   목     킬리만자로 원정기 8
File#1     영광의 얼굴들, 윗줄 왼쪽부터 한현정,김경희,윤석화,강호정,채경석,김종인,김상두,나,오세훈.JPG (size : 91.8 Kb)     Download : 2047
File#2     정상에서.. 나만을 위한 콘서트.JPG (size : 60.8 Kb)     Download : 1890
File#3     하산길.. 저 멀리 키보산장의 하얀 지붕이 보인다..JPG (size : 162.3 Kb)     Download : 2115
File#4     하산길, 수목한계선에서....JPG (size : 103.6 Kb)     Download : 1839
File#5     SUC52318.JPG (size : 1.239 Mb)     Download : 1498












‘길먼스 포인트’에서 유난히 많이 울었던 석화에게 물어보니 멘토들과 대원들이
함께하는 정상도전이 아쉬웠다는 것이다. 마음이 상해 있었다. 나 역시 그랬다.
험난한 정상도전에서는 자신은 자신이 지킬 수 밖에 없지만 그래도 장애인 대원들과
끝까지 함께하는 분위기가 아쉬웠다. 이런 분위기에서 둘을 남겨두고 최정상을 밟은들
무슨 의미가 있을까?

우리는 하산하기로 했다. 오세훈변호사, 장애인신문의 강호정기자와 함께였다.
강호정기자는 체력은 문제 없으나 더 이상 취재할 대원(장애인)이 없으니
하산할 수 밖에....
그는 수화학교에서 수화를 배운 석화와는 구면이라고 했다.
기자답게 매사에 적극적인 성격으로 보였다. 지적호기심도 상당해보였다.

한참을 돌아오니 의외의 상황을 맞이했다. 낙오한 채 하산한 줄 알았던 사람들이
그 새 올라오고 있었다. 한현정, 김경희, 채경석이사, 김종인, 김상두, 안치환...
이들은 추위와 고산증세를 무릅쓰고 갖은 고생 끝에 올라온 것이다.

현정이는 불편한 다리를 이끌고, 경희는 현정이의 멘토로서 긑까지 함께 했고
채이사는 정신을 놓지 않게 일행을 독려하면서 올라왔다.
정상에 서서 현정이와 경희는 서로 안고 많은 눈물을 흘렸단다.
치환 형은 세 번이나 게워내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마침 종인이를만나서 함께 올라왔다.
놀라운 것은 상두의 투혼이다. 자칫 첫날 낙오할 수도 있었던 김상두차장은
배에 살도 많아서 힘들 줄 알았는데... 대단한 정신력이다.

사진도 찍어주고 나는 기타를 꺼내들고 노래를 부른다 “ 보라 동해에 떠오르는 태양...
나란히 가지 않아도..” 이 노래들을 최정상에서 치환 형과 부르고 싶었는데...
완전히 지친 치환 형은 먼저 내려가고 없다.

이제 하산길, 얼었던 흙이 해가 떠오르며 풀려 미끄럼 타듯 내려간다.
생각보다 산장은 꽤 멀었다. 서두르다가는 구르기 십상이다. 포터인 피터는
내일이 마지막 날이라고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니 뭔가 팁을 기대하는 것 같았다.
웃음이 나왔다.. 지긋한 나이의 피터는 당초 오세훈, 서정웅조에 속해 있었는데
그들에게는 참으로 훌륭한 가이드였다고는 하나 나에게는 아니였다.
나도 짐을 메느라 힘들었다. 그러니 웃을 수 밖에...

현정이는 채이사가 돌보며 내려올테고.., 석화와 태석이는 지들끼리 놔두는게
도와주는 거고.., 그 때까지도 하산중인 행균형은 걱정말라며 등을 떠민다.
불편한 다리로는 하산이 더 힘들테니..., 언제나 남을 배려하고 원망할 줄 모르는
바른생활 사나이...남을 위해 목숨을 내던지는 일을 할 만한 인격자이다.
남은 약간의 물을 그에게 주고 헤어진다.

두 시간 넘는 길을 내려오니 현호가 반겨준다. 몇 시간만에 보지만 반가웠다.
성은이도 함께 있다. 성은이는 시각 장애인으로 애초에 키보에 남기로 했다.
사회복지사인 그는 병약해보이는데도 굴하지 않고 여기까지 올라왔고 자신의 멘토인
나봉룡전무를 기다리고 있었다.
팀 닥터인 양덕승박사가 근심어린 표정으로 산장을 지키고 있었다.
그는 무엇보다도 대원의 건강이 염려될 터이니까... 그가 나에게 준 콜라를
피터에게 건네었다.
김시형피디는 고산증의 일종으로 폐에 물이 차는 폐수종 증상을 보여 조피디,
두 작가와 함께 하산했다고 한다.

휴식을 취하니 정상조들이 속속 내려온다.
최정상인 우후루(자유)피크까지 다녀온 이는 모두 여섯 명, 엄홍길 대장과 박범신 선생,
나봉룡전무와, 양종훈 교수, 케이비에스 보도국의 정홍규기자와 유민철이다.
양교수와 유민철은 비몽사몽의 경지에서도 카메라를 손에서 놓지 않고 찍었다니
정말 대단한 프로들이다. 정홍규는 술 마실 때만 그런게 아니라
정말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이라는 것이 확인되었다.^^

박범신 선생은 고령임에도 엄대장의 바로 뒷자리를 놓치지 않는 투혼을
보여주었다고 한다. 작년 홀로 히말라야 트레킹을 할 때에는 고산증에
사흘을 꼼짝없이 누워있으면서도 결국 몸을 추스르고 다시 길을 올라갔다니
대단한 정신력을 가진 분이다.
치환형은 포도당 주사를 맞고 체력을 많이 회복한 모양이다.

점심을 먹고 호롬보를 향해 내려간다. 피곤하다고 키보에 누워있으면 고산증이
올 수도 있으니 힘들더라도 하산을 해야한다.
발가락이 많이 아팠지만 쉬겠다는 일념으로 아직 해가 있을 때 호롬보에 도착한다.
먼저 내려갔던 일행들이 반겨준다. 숙소는 식당위에 있는 20인 침상의 방인데
10명이 올라갔다. 잠시 눈을 붙이니 살 것 같다.

성은이가 몸살기가 있는 것 같아 주방 건물로 가서 뜨거운 물을 구해서
생강차를 만들어 주었다. 채이사가 고생한 현정이와 경희를 위로한다고 술을 가지고
그들의 방으로 간다. 어찌하다보니 여럿이 모인 술자리로 발전한다.
치환형도 컨디션을 회복했고, 김병기 사장은 유쾌하다. 홍규는 확실한 주류(?)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양닥터는 모두 무사히 산행을 마쳐 아주 홀가분한 표정으로 한 잔 한다.
종인이는 지난 밤의 부진을 만회하려 안주를 나르느라 수고한다.

박범신 선생은 우리에게 술을 권하며 말했다.
“나는 소설가이기 때문에 리얼리스트이다. 세상은 순수하지 못하다. 방송 역시 그러하다.
장애인에게 희망을 주는 방송을 잘 만들면 그 와중에 우리가 입은 마음의 상처는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너무 마음 상하지 말고 훌훌 털고 내려가자.“
대강 이런 내용이었다. 비로소 내 마음이 조금은 풀어지는 느낌이다.
그래... 완벽할 수는 없지. 그러나.... 아쉽다.

저녁은 부대찌개로 간만에 제대로 먹고 식당에서 채이사의 주도로 술판이 이어진다.
양닥터는 긴장이 풀어진 나머지 넘어져 귀를 다쳤음에도 치료를 거부하더니(?)
결국 술자리에서 꾸벅꾸벅 졸기에 나와 채이사가 부축해서 자리에 눕혔다.
작은 비닐주머니에 들어있는 35도짜리 현지 술도 맛본다.
가이드들도 오기에 맥주를 몇 병 권했다.
가이드 대장인 존과 바리키는 같은 종족 출신이라 한다.
11시가 가까워 술판을 뒤로 하고 올라왔다. 오늘은 푹 자야지...


인쇄하기  (작성일 : 2006년 03월 30일 (00:05),   조회수 : 5263)
단무     (2006년 03월 30일 00:47)    
그래도 섭섭하고 아쉬운 마음은 오래 갔겠네요...
희망원정대인데.
산속의바람     (2006년 03월 30일 15:27)    
사진이랑 이야기들 잘 보고 가요, 오라버니...기타 들고 웃는 사진이 참 좋네. 천진한 아이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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