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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손병휘(병휘)   [bhs05@hanmail.net]
제   목     킬리만자로 원정기 3
File#1     멀리 보이는 킬리만자로 2.JPG (size : 64.5 Kb)     Download : 3275
File#2     노래부르는 가이드,포터,쿡.. 왼쪽에서 네 번째가 살바도르 , 반바지 입고 모자 쓴 이가 가이드 대장 존.JPG (size : 121.5 Kb)     Download : 2981
File#3     엄홍길 대장이 고사를 지내고 있다..JPG (size : 106.2 Kb)     Download : 3161
File#4     만다라 산장에서 박범신선생과 나.JPG (size : 134.5 Kb)     Download : 3003
File#5     킬리만자로 노래를 가르쳐 주고 있는 나.JPG (size : 93 Kb)     Download : 2532












12월 8일(아루샤 - 만다라 산장)

드디어 일행의 짐이 모두 도착했다.
무슨 얘기냐 하면 이틀전 요하네스버그에서 나이로비로 올 때 비행기는 작고
짐은 많아 우리 일행의 짐 중에 10개가 넘는 것들이 도착을 하지않았는데
여행사 직원의 노력으로 두 번에 걸쳐 순차적으로 도착했던 것이다.

어처구니 없지만 “어쩔 수 없는거 아니냐?” 라는게 이 곳 사람들의 태도이다.
그 와중에 이 원정의 일정을 책임지는 티엔씨 여행사의 채경석사장과
윤인혁팀장이 애를 많이 썼다.

그런데 이 아침에 나는 이 두사람에게 잠시 근심을 주었으니 갑자기 내 여권이
사라진 것이다. 30분가까이 애를 태우며 찾은 끝에 어처구니 없게도
작은 가방 한 쪽에 들어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안심을 주었으니 미안할 따름이다.

알고보니 채경석씨는 산악인으로서 채경석씨는 엄홍길대장과 오래전부터
교분이 있었고 호탕한 성격과 넉넉한 인심(특히 술)으로 돈 버는데 그다지
연연하지 않는 ‘사장’으로 보였으며 윤팀장은 서비스정신이 투철한 사람이었다.

어제처럼 세대의 미니버스에 나누어 타고 킬리만자로를 향해 출발했다.
도로는 2차선이었지만 교통량이 많지 않아 건조한 바람을 맞으며 호쾌하게 달린다.

어느 순간 킬리만자로가 보이는 곳에 잠시 정차해서 사진을 찍는다.
건기라서 황량한 벌판 저 멀리 구름위로 우뚝 솟은 산은 서 아프리카의 언어인
스와힐리어로 ‘빛나는 산’이라는 킬리만자로 다웠다.
적도근방이라 평생 볼 수 없는 흰 눈을 쓰고 있는 정상이 얼마나 신기했을까?
그래서 마사이족들은 흰 정상을 ‘신의 집’이라고 했을 것이다.

‘마랑구’게이트에 도착해서 수속을 마치고 무사등반을 기원하며 앞으로 우리의 산행을
도와줄 현지 가이드와 포터들과 함께 산신제를 지낸다.
그들은 우리를 맞이하면서 ‘킬리만자로’ 노래를 불러주는데 이 노래는
‘잠보 잠보’라는 노래와 함께 우리들의 애창곡이 되었다.
나 역시 어제부터 악상이 떠올라 곡을 정리하고 있는 중이다.

마랑구게이트(해발1,800)에서 만다라산장(2,700)까지는 해발고도 900미터 차이,
거리는 12Km, 이 길을 걸으며 우리는 산행을 시작했다.

현호의 말대로 지리산에서 백두산까지 올라가는 고도이다.
지리산 정상부근에 해당하는 마랑구게이트에는 고사목은 커녕 무성한 숲으로
덮여있을 뿐이다.
배낭을 메고 걸어올라가면서도 숲길을 걸어가는 기분이다.
언뜻 비치는 따가운 햇볕이 이곳이 적도부근임을 느끼게 한다.
산행 전에 고산증을 예방하기 위해서 절대로 무리하지 말고 천천히 오르라는 당부를
들은 바 있어 천천히 걸었지만 흐르는 땀은 어찌할 수 없다.
현호의 발목은 며칠 새 많이 나았다고 하지만 그래도 걱정된다. 삐끗하기라도 하면..

오늘 함께 걷는 가이드는 ‘살바도르’라는 그리스식이름을 가진 친구이며
두 아이를 가진 37살 먹은 사내다. 그는 나에게 스와힐리어를 아느냐고 묻고는
몇 개 가르쳐 준다.
마지-물, 마우아-꽃, 수리사나-예쁘다...,
한국에는 존경할 대통령이 있냐고 물어보기도 한다. 은근히 음왈리무(선생님)로
불리며 탄자니아의 국부로 추앙받는 고‘줄리어스 니에레레’를 자랑하려 함이라.
나는 이런 그가 마음에 들었다.

저 아래로 구름이 보이며 오늘의 목적지인 만다라(숲)산장에 도착했다.
중간지점까지 차를 타고 올라왔던 대원들이 반긴다.
그리고 보니 발목이 좋지 않은 현호도 태워보낼걸...
나는 멘토로서 아무래도 모자란다. 침착한 현호에 비해 짐 때문에 허둥대기도 하니....

저녁 전에 식당앞에서 마사회의 정운하대리가 준비해 온 참치 캔, 깻잎으로
소주를 마신다. 정대리는 이번 원정대의 협찬사중에 하나인 마사회에서
사회공헌업무를 담당하고 있는데 사회공헌 못지않게 다양한 안줏거리와, 간식,
소주를 준비해와 우리에게 큰 공헌을 했다.

어찌하다보니 식당앞에서 즉석 노래판이 벌어져 포터들의 노래를 따라하고
나는 기타로 그 새 악상을 가다듬은 ‘킬리만자로’노래를 선보였다.
후렴구를 쉽고 흥겹게 만들고 본 가사는 누구나 쉽게 만들어 부를 수 있는
열린구조로 만들어 가르쳐보았다. 오세훈 변호사와 GS 칼텍스의 김종인멘토가
북을 두드리며 분위기를 살리며 돌아가며 부르는데 저녁 전이라 그런지
즉석에서 각자 만든 가사들은 배고프다는 내용이 많았다. ㅎ ㅎ...

참치김치찌개로 맛있는 저녁을 먹는다. 이후 모든 식사는 현지 쿡들과 윤팀장이
조리한 한식을 먹게된다. 식사 후 잠시 숙소에 갔다가 숭늉을 마시러 식당에 왔는데
갑자기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대원중 휠체어 육상선수로 지난 2004 아테네
장애인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던 홍석만씨가 구토와 함께 의식을 잃었었다는 것이다.
바닥에 누워 원정대 의사인 양덕승씨등의 응급처치로 의식이 돌아와
안정을 찾고있는 중이었다.
이 일은 자칫 나태해질 수 있는 대원들의 마음을 다잡게 만든 사건이기도 했다.

역시 2700미터가 넘는 산중의 밤이라 서늘하다. 4인용 숙소에 들어가 지급받은
침낭속으로 들어가니 아늑하기조차하다.
고산병을 예방해준다고 양닥터에게 지급받은 약 중에 이뇨제가 있어서인지 자다가
오줌이 마려워 밖으로 나왔다.

아! 너무도 많은 별들이 쏟아져내린다. 은하수는 정말 ‘미리내’라는 말처럼
용(미르)이 헤엄쳐 다닐만한 냇물 처럼(내) 선명하고 달은 적도근처라서 그런지
거의 반으로 하늘을 가르며 떠있다.
이날 의사 말을 듣고 물 많이 마시고 약도 꼬박 먹은 대원들은 모두 나와 같은
경험을 했으리...



인쇄하기  (작성일 : 2006년 03월 20일 (21:58),   조회수 : 5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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