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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안효진(단무)   [kinoan@hanmail.net]
제   목     저도 짧은 후기.


이번 여행에서도 말짱 도루묵으로
닉네임을 제대로 확인시켜드렸던
단무입니다~^^::

하루밖에 안지났는데 오래 전 일처럼
느껴질만큼 정말 좋은 시간이였죠?
저는 올라올 때는 멀미땜시 조금 고생했지만
뭐 운전했던 겨울아이님만 하겠어요?
(음식나르는 일부터 궂은 일 맡아 해주시고 항상 고생이 많아요 정말!!)

전 개인적으로 문태준 시인의 가재미라는 시를 낭송했을 때 정말 좋았구요
(제가 정말 좋아하는 함민복 시인의 눈물은 왜 짠가와 같은 감동이...^^)
병휘오빠의 일요일 낮무대도 좋았어요.
그리고 오랜만에 봤던 노정렬오빠도 너무 행복해보이시고
편안해 보여서 좋았구요.
특히 유머가 한층 업그레이드 되셔서 ㅋㅋㅋ
정말 웃다가 죽을뻔했습니다.

병휘오빠께서는 해마다 봉평을 다녀와야
가을이 시작된다고 하셨는데
저도 그 말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더라구요.
지상아저씨 노래와 함께 바라보았던
그 달빛과 싸한 가을바람.
일요일 봉평주민이 되어 마을 버스를 기다리듯
ㅋㅋㅋ 편안하게 어슬렁 어슬렁 뒷골목을 누빈 것도
너무 기억에 남구요~
남들은 두시간 기다려 간신히 먹던 곤드레 밥도
부지런하고 싹싹한 겨울아이님 덕분에
맛나게 먹었던 그 시간도 좋았구요..
아무튼 오래도록 좋은 시간 잊지 못할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제가 좋아하는 함민복 시인의 눈물은 왜 짠가 올려놓습니다.

지난 여름이었습니다 가세가 기울어 갈곳이 없어진 어머니를 고향 이모님댁에 모셔다 드릴 때의 일입니다 어머니는 차시간도 있고 하니까 요기를 하고 가자시며 고깃국을 먹으러 가자고 하셨습니다 어머니는 한평생 중이염을 앓아 고기만 드시면 귀에서 고름이 나오곤 했습니다 그런 어머니가 나를 위해 고깃국을 먹으러 가자고 하시는 마음을 읽자 어머니 이마의 주름살이 더 깊게 보였습니다 설렁탕집에 들어가 물수건으로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았습니다 "더울 때일수록 고기를 먹어야 더위를 안 먹는다 고기를 먹어야 하는데...... 고깃국물이라도 되게 먹어둬라" 설렁탕에 다대기를 풀어 한 댓 숱가락 국물을 떠먹었을 때였습니다 어머니가 주인 아저씨를 불렀습니다 주인 아저씨는 뭐 잘못된 게 있나 싶었던지 고개를 앞으로 빼고 의아해하며 다가왔습니다 어머니는 설렁탕에 소금을 너무 많이 풀어 짜서 그런다며 국물을 더 달라고 했습니다 주인 아저씨는 흔쾌히 국물을 더 갖다 주었습니다 어머니는 주인아저씨가 안보고 있다 싶어지자 내 투가리에 국물을 부어 주셨습니다 나는 당황하여 주인 아저씨를 흘금거리며 국물을 더 받았습니다 주인 아저씨는 넌지시 우리 모자의 행동을 보고 애써 시선을 외면해주는 게 역력했습니다 나는 그만 국물을 따르시라고 내 투가리로 어머니 투가리를 툭, 부딪쳤습니다 순간 투가리가 부딪치며 내는 소리가 왜 그렇게 서럽게 들리던지 나는 울컥 치받치는 감정을 억제하려고 설렁탕에 만 밥과 깍두기를 마구 씹어댔습니다 그러자 주인 아저씨는 우리 모자가 미안한 마음 안느끼게 조심, 다가와 성냥갑만한 깍두기 한 접시를 놓고 돌아서는 거였습니다 일순, 나는 참고 있던 눈물을 찔끔 흘리고 말았습니다 나는 얼른 이마에 흐른 땀을 훔쳐내려 눈물을 땀인 양 만들어놓고 나서, 아주 천천히 물수건으로 눈동자에서 난 땀을 씻어냈습니다 그러면서 속으로 중얼거렸습니다

눈물은 왜 짠가


시집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 창작과비평사. 1996



인쇄하기  (작성일 : 2006년 09월 12일 (02:36),   조회수 : 5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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